2005/06/07 23:34

차가운 밀실과 박사들 / 모리 히로시 책과 사진

차가운 밀실과 박사들
모리 히로시의 SM시리즈 2권 '차가운 밀실과 박사들'입니다.
어제 겨우 다 읽었는데, 우리나라 라이센스판은 왜 1, 2권부터 내지 않고 떨렁 3권만 냈는가 하는 이유가 어렴풋이 보이더군요. 모리 히로시의 미스테리 소설은 '이과계 미스테리'라 불리고 있다고 합니다. 제 기억으로 이과계 미스테리 작가론 '패러사이트 이브'의 세나 히데아키도 있는데, 굳이 구분하자면 세나 히데아키씨는 생물계[=이과계]이고, 모리 히로시씨는 공학계[=공과계]라고 나눌 수 있겠죠.

다른 미스테리 소설과 다른 점은,
1. 컴퓨터를 다루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2. 인터넷 운운 하는 게 나오는 게 아니라 OS니 네트워크 관리자니 유닉스, 클래식 애플 등등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은 생소할 수 밖에 없죠. (여기서 '보통 사람들'이란 미스테리를 읽는 일반 독자를 말하는 겁니다)
3. 안락의자형 탐정이 아닙니다. 다른 미스테리에서 탐정역을 하는 사람은 괴짜나 사생활이 잘 드러나지 않는 사람인 경우가 많은데, S&M 시리즈의 탐정 '사이카와 쇼헤이'(S)는 모 대학 조교수입니다. 그리고 니시노소노 모에(M)은 사이카와 조교수의 은사 딸로, 그 은사는 그 대학의 총장이었습니다.
4. 1, 2권은 트릭 자체가 컴퓨터와 관련이 깊습니다.

.....등등의 이유로 인해 1, 2권이 버림 받고 3권인 '웃지 않는 수학자'가 나온 것이겠죠. 제 추측에 불과하지만, 컴퓨터에 관련된 이야기들을 내놓는 것보다는 수학 관련 미스테리 쪽이 조금은 낫겠죠. 이건 여담이지만, 모리 히로시가 1권으로 예정한 것은 '웃지 않는 수학자'였는데 출판사 쪽에서 '모든 것이 F가 된다'를 1권으로 내자고 해서 시간 순서를 바꿔 냈다는 얘기가 에세이집에 나오더군요.



1권에 등장한 인물 중 재등장한 사람들은 주인공 둘과 쿠니에다 조교, 그리고 모에의 집사 스와노씨 밖에 없더군요. 마가타 시키씨가 다시 등장하길 바랐는데, 마가타 시키에 대한 이야기는 따로 '사계[시키]'에서 다루고 있으니 그 쪽을 사야겠죠. 새로 등장한 인물 중 다음 번에 또 나올까 싶은 사람은 기타 조교수입니다. 사이카와 조교수의 친우죠.

이번에는 바다 한 가운데 있는 섬이 아니라, 대학 구내에서 일어난 살인을 다루고 있습니다. 대학 구내 연구소에 있는 저온 실험실에서 발견 되었기 때문에 '차가운 밀실'인 거겠죠. 그리고 그 연구소에 있는 사람들은 거의 다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친구들과 이미 박사학위를 가진 교수/조교수들입니다. 저번에는 천재가 나오더니 이번엔 박사가 나오네요. (다음번엔 뭐가 나오려나. 역시나 수학자? 그것만 나오는 건 아닐텐데?!)

내용 자체에 대한 언급은 피하고, 제 감상을 얘기하자면 그럭저럭 괜찮은 녀석이었습니다. 독후감도 괜찮았고.
다른 책들을 사야하는데 그 녀석들 사려면 센트럴시티 영풍이나 코엑스몰 반디를 가야 하니 쌓인 나머지책이나 읽으면서 하나 둘 사모아야겠군요. 모리 히로시는 다작으로 유명한데 데뷔 9년만에 100권이나 내서 저를 절망시킨 작가이기도 합니다. (문고본, 단행본 다 합쳐서 100권이겠지만,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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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크루루 2005/06/07 23:36 # 답글

    어라 모든것이 F가 된다의 작가입니까. 좋아하는 회사에서 게임화를 해서 관심을 가지긴 했었는데... 근데 너무 비싸서(...). 역시 만만한 게 책이라고, 책이나 한번...
  • 네메시스 2005/06/08 00:24 # 답글

    네. 책이 만만합니다. 문고본을 사시면 12000원 정도면 사실 수 있을 겁니다. 모리 히로시 책은 그리 두껍지 않으니까요. 고단샤문고에요.
  • Gunner 2005/06/08 10:34 # 답글

    '모든것이 F가 된다'가 이번 여름에 정식 출간된다는 소문이 있긴 합니다. 저도 '모든것이...'와 '차가운 밀실...'은 재미있게 읽었어요. '웃지 않는 수학자'구하고 싶은데, 어디 옛날 라이센스판 책 파는 데 없으려나...
  • 네메시스 2005/06/08 13:13 # 답글

    이제 정식 출간입니까? (음 소문인가요) '웃지 않는 수학자'는 지금 구하기 꽤 어려우실 겁니다. 저도 몇 년 전에 영풍에서 딱 한 번 봤을 뿐인지라. (그 때 시계관이니 십각관~ 같은 녀석들도 같이 놓여있었으니 꽤 오래전이지요)
    중고책방을 뒤져보셔야 할 겁니다.
  • 잠본이 2005/08/02 13:10 # 답글

    '모든 것이 F가 된다' 번역판을 최근에 읽어보았는데 지적하신 특징이 딱 들어맞더군요.
    근데 사실 사이카와나 모에도 미스터리 소설이란 면에서는 충분히 괴짜더군요. 만화나 라이트노벨 쪽에서야 자주 보는 인물형이지만...;-]
  • 네메시스 2005/08/02 15:03 # 답글

    아, 저도 F를 먼저 읽고 그 뒤에 이 시리즈를 찾게 된 건데, 우리나라에서 '웃지 않는 수학자'를 먼저 낸 것에 의문을 갖고 있었거든요. 니시노소노 모에의 이름 '모에'에서 요새 한창 유행하는 '모에'라는 말의 기원이 나왔다는 설을 들었습니다. (그렇게 '모에'한가)
  • LionHeart 2015/12/27 21:08 # 답글

    전 이번에 정식 발매되어 이 책을 접하게 되었습니다.
    <모든 것이 F가 된다>에 비해서 이번 이야기는 컴퓨터관련은 문제를 푸는데 필요한 핵심요소가 아니라서 전공자가 아니어도 쉽게 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역시 인상깊게 보신 분들도 계시는군요.
    개인적으로 무척 재미있게 읽고 있어서 다음 작품도 기대하고 있습니다. 작가님의 다른 작품도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9년만에 100권이라니...섣불리 접했다가는 잠도 못자겠네요.
    <시키>가 마가타 시키 박사의 이야기였다는 것을 네메시스 님 리뷰덕에 알게 되었네요. 좋은 정보 잘 받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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