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8/10 21:33

웃지 않는 수학자 책과 사진

모리 히로시의 SM시리즈 3번째 권 '웃지 않는 수학자'입니다. 저는 문고본으로 읽었습니다.
(고단샤 노벨즈 판은 크기는 크지만 그만큼 값이 더 비싸기 때문에 영 없지 않는 한은 문고본으로 사고 있습니다. 교코쿠 나츠히코와 달리 모리 히로시 건 대부분 문고본으로 들어오니 다행이지만, 신작은 노벨즈판 밖에 없죠. 신작까지 가려면 앞으로 적어도 30권은 넘어야 할테니 신경 끊고 있으렵니다)

그건 그렇고, 실은 이게 SM 시리즈 첫 작품인데, 편집부의 요청인가 권유인가 아무튼 그런 것 때문에 1권을 '모든 것이 F가 된다'로 바꾸고 설정에 맞게 시간관계를 바꿨다고 하더군요. 1996년 데뷔 당시에 이미 3권을 쓴 상태여서 그런지 1997년도의 웹 일기에서는 8~10권 얘기가 나옵니다. 이래서 웹 일기 읽는 게 느리다니까요. 그래서 지금 보류해두고 10권까지 읽을까 하는데, 8권이나 10권은 있으면서 앞 넘버들이 안 보여서 조만간 반디에 갈 생각입니다. (에휴)
없으면, 그냥 다른 거 읽고 있으면서 들어오길 기다려야죠. 쩝. 뭐, 앞 권들이 라이센스로 나왔으니 더 들어오지 않을까 싶긴 한데 일단 두고 보렵니다.

작품 외 쪽 얘기는 그만두고, 소설 얘기를 들어가자면, 이번에도 또 천재가 나옵니다. (천.재.수.학.자.할.아.버.지)

천재 수학자인 텐노우지 박사의 사위, 건축가 카타야마 키세이가 지은 삼성관[三ツ星館]에서 열리는 가족 파티에 참가하게 된 사이카와 조교수와 니시노소노 모에. 이 건물 앞에 서 있는 오리온상은 12년 전 안개 끼는 날 밤 '한 번 사라진' 적이 있고, 그 오리온상이 사라진 수수께끼를 푸는 자에게 이 건물을 넘겨주겠노라고 텐노우지 박사는 말했습니다. 그리고 12년 후, 안개끼는 밤, 오리온상은 다시 사라지고, 살인이 일어나는데----.


이게 대강 줄거리입니다. 책 뒤 쪽에 있는 소개와 별반 다를 게 없으니 이 정도는 말해도 되겠죠. 전작보다는 일반 미스테리팬이 접근하기 쉬운 스토리입니다. 적어도 어려운 유닉스니 네트워크니 하는 얘기는 안 나오니까요. (이 소설이 나온 시점은 1996년임을 상기해주세요. 제가 메일이라는 걸 만져본 게 1997년이군요)

여담으로,
작품에 실제로 관련된 얘기는 아니지만, 나오는 사람들 이름을 보다보니 문득 카타야마 쿄이치가 생각나더군요.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를 쓴 그 사람인데, 한문으로 쓰자면 片山恭一. 여기 나오는 일가 중 한 쪽이 카타야마[片山]이고, 그 일가의 한 사람으로 카타야마 료코[片山亮子]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한문에서 받는 느낌이 비슷한 거에요. 그래서 보면서 헤에~ 하고 있었습니다. 소설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얘기죠.

마지막까지 보고 나서 불완전연소된 느낌에 실망했습니다.
미스테리 소설의 미덕은 '모든 수수께끼와 트릭'을 뒷부분에 남김없이 보여주는' 것인데, 끝까지 가서도 수수께끼가 남습니다. 그렇게 큰 불만은 없지만.

모리 히로시의 소설은 "일반적으로 '이것은 이러이러하다~'라고 믿고 있는 상식을 조각조각 내는"데 그 열쇠가 있는데 이쪽도 예외는 아닙니다. ('모든 것은 F가 된다'의 경우는 사전 지식이 전무했던 만큼 충격이 더 컸지만, 이제는 조금 익숙해졌습니다)

무엇보다도 '개인용 플라네타리움'이라는 게 너무 부러워서, 보면서 '우~ 부럽다. 좋겠다, 우, 나도 한 번 보고 싶어'하고 손가락 빨고 있었습니다. 현재 개인이 가질 수 있는 녀석 중에서 제일 비싼 게 20만원짜리인데 이건 1만 개의 별을 표시하는 녀석입니다. 지구본에 구멍 뻥뻥 뚫려서 빛이 퍼져 나오는 허접한 녀석은 한 3~4만원이면 구할 수 있는데, 300개도 안되는 별 가지고 뭘 보겠어요. 하지만, 그런 가정용보다는 역시 '높은 돔형의 천장이 있는 홀'에 전문적인 플라네타리움 기계를 설치해놓은 곳은 비할 데가 안 되겠죠. (여기 나오는 삼성관의 중앙홀이 바로 플라네타리움입니다.)

왜 우리나라에서 라이센스 출판을 했을 때 3권을 했는지 확실히 알겠군요. 이과계 미스테리이긴 하지만, 컴퓨터보다는 낫네요. 하지만, 역시 우리나라에선 인기가 없었을 것 같고, 그래서 그런지 예전에 문고본 사이즈로 나온 건 절판된 지 한참 됐죠.

아, 안의 내용 얘기는, 음~ 저는 수학을 싫어하니까 계산을 안 해서 굳이 얘기하고 싶지가 않네요.
(두 자리 수 이상의 사칙연산을 암산으로 해야하는 상황은 싫어요. 간단한 계산이 아니라, '어떻게 푸는 지 찾아내야 하는' 서술식은 더더욱 좋아하지 않거든요. 저도 이과지만 수학 때문에 대학 졸업 못할 뻔 했습니다. 다른 건 그럭저럭 괜찮았는데 수학은 정말 싫었어요. 우리과는 수학 안 해도 별 상관 없는 과였는데 수학이 1학년 과정에 들어가 있어서 힘들었죠. 수학과 가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신기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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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글

  • LionHeart 2016/01/31 22:23 # 답글

    저 역시 수학과 가는 사람들이 너무너무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한 명입니다 .^^;
    그래서 더욱 그런 선택을 하고 몰두하는 사람들이 대단하게 느껴지네요.

    전 이번에 새로이 한스미디어에서 출판하면서 이 책을 읽게 되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마지막이 어딘가 완료되지 못한 찝찝함을 남기지만 그것 또한 매력인 것 같아서 싫어할 수도 없고 참 복잡한 심정입니다. ^^;
    이후의 이야기도 이와 같은 천재의 등장과 상식을 깨고자 하는 전개, 그리고 교수와 제자의 알콩달콩한 밀당이 계속되는 것일까요? 어찌되었든 이야기가 흥미진진하여 다음 권이 기다려지는 작품인 것 같습니다. :)
  • 네메시스 2016/02/13 14:39 #

    다만 문제는 이 작가 소설이 국내 출간이 안 된 게 많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 저는 이미 그 늪에 빠져있어서 할 말이 없지만, 일단 세 보니까 모리 히로시 책을 100권이 넘게 샀더라고요. 그리고 그 책들 다 읽으면 나머지 책들은 전자서적으로 살 생각이긴 한데, 절필한다더니 생각이 바뀌었는지 또 신 시리즈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어~.
    작품 성격 상 시키(사계) 시리즈는 우리나라에서 출간하긴 힘들테지만, 한 번 같이 읽어보시면 꽤 재미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어지거든요.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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